정족산성과 교동 대룡시장에 다녀오다!
일시 : 2021년 1월 16일 토요일
아내가 한라산을 다녀오라고 하지만 일기예보를 보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눈도 싫고 금방이라도 쨍하고 깨질것 같은 파란 하늘이 난 좋다. 지리산도 구름이 가득하고 덕유산도 구름이 가득한데 마니산이 100% 맑음이니 오늘 산행은 강화도 마니산이다. 아내와 90년에 처음으로 다녀온 산이 마니산이었으니 30년만에 다시 마니산을 찾는 거다.
1시간 반이 걸려 함허동천 주차장에 도착을 하는데 넓은 주차장에 달랑 1대만 주차되어 있다. 무슨 일이지? 그 궁금중은 오래되지 않아 풀리는데... 먼저 등로를 향해 갔던 두 젊은이가 내려오며 "등산로가 폐쇄되었어요" 난 정상의 첨성단만 폐쇄했는지 알았는데 등로까지 폐쇄를 했다. 어떡하지? 강화도의 산들을 찾아보지만 마땅히 갈 만한 산이 보이지 않으니 그래 강화도 여행이나하고 가자! 처음 마니산을 찾았을때 계단을 걸어올라서 오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라는 함허동천을 오르려고 했는데... 마니산이 허락하지 않으니 어쩔도리가 없다.
강화도의 대표적인 고찰, 전등사를 만나러 간다. 강화도를 여러번 찾았지만 전등사는 아직 나에게 처음이다.
고구려 소수림왕 11년, 서기 381년 아도화상이 진종사를 창건한것이 지금의 전등사이니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고찰중에도 고찰이다. 물론 인조때(1621년) 다시 중건하여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은 그 때의 것은 아니다. 예전엔느 강화도를 대표하는 사찰은 물론 강화도의 랜드마크였다. 동문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동문으로 향한다. 입장료가 4천원이고 주차장료가 2천원, 만원을 내야 동문을 들어 설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종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는데 많은 교회가 이미 종교로서의 가치를 잃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어찌 애민이 없는 종교가 있을수 있단 말인가! 전국의 산을 다니며 만난 사찰들도 마찬가지다. 중이 고기맛을 알면 빈대도 남아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절들이 돈맛이 들었다.
전등사는 오래된 사차답게 경내 곳곳에 큰나무들이 가득하다. 소나무는 물론 느티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이 3백에서 7백년의 수령을 자랑하고 있다. 봄이와서 새싹이 돋우면 너무 멋진 풍경을 자랑할듯 하다.
가장 먼저 들린 공양관이 아쉽게도 코로나 때문에 일반인 출입금지다. 서리맞은 장독대가 어릴적 그리움을 불러온다. 뒤곁 우물가에 어머니 장독대가 있었다. 그 장을 퍼오라는 것도 귀찮고 싫어했지만 장독을 열면 퍼져 나오던 장냄새는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귀촌을 하면 꼭 장을 담그고 싶다.
대웅전의 기둥은 봉황의 날개를 세월과 비바람이 조각해 놓았다. 날개를 펴고 하늘로 향하는 봉황의 모습에 감탄을 금할수 없다.
연기만 바라보아도 그리움에 울컥한다.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고향의 냄새이고 고향의 추억이다.
전등사를 돌아나와 다시 동문으로 향하면 병인양요 당시에 프랑스군에 승리한 기념비로서 양헌수승전비(梁憲洙勝戰碑)가 서 있다. 그때 차라리 승리하지 않았다면 역사가 바뀌었을까? 동문 우측의 정족산성으로 향한다. 성의 축조 연대에 대한 확실한 기록은 없지만 다만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로 그 이름을 삼랑산성(三郞山城)이라고도 불리우는 정족산성은 짙은 솔향기로 우리를 반겨준다.
남문을 지나 서문으로 향하는 등로는 제법 가파르다. 하늘은 맑아 파랗지만 미세먼지가 있어 조망은 그리 좋은 편이 되지 못한다. 가파른 성곽을 따라 오르니 잔디밭이 예쁘게 펼쳐진 작은 평지가 우리를 반겨준다. 비박을 하면 더 없이 좋을 멋진 장소...비박도 다니지 않으면서 맨날 박지만 생각한다.ㅋㅋ
남문과 서문 사이의 성곽에서 내려다 본 전등사의 풍광은 신록이 피어나는 늦은 봄에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우리의 방문을 막아섰던 마니산이 지척에서 손짓한다. 언젠가는 다시 찾을 날이 있지 않을까?
서문을 지나 정족산 정상으로 가는 성곽과 정상에서 달맞이 고개로 내려거는 성곽은 이곳 저곳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비록 축성시기는 분명하지 않더라도 단군의 신화가 서려있는 의미 있는 성곽인데 지키고 가꾸어야 하지 않을까?
달맞이 고개에서 다시 맨처음 올랐던 성곽을 바라본다. 소나무가 심어진 멋진 정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다시 차를 몰아 교동도로 향한다. 내비게이션에 교동시장으로 검색하니 묵묵부답이다. 알고보니 교동도의 대룡시장이었다. 일박이일에서 소개되어 친근한 교동도로 향한다. 교동대교를 건너기전에 군초소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출입증을 발부한다. 이곳이 민통선 이북이라는 사실을 처움 알았다.
시장 입구에 주차를 하고 시장안으로 들어선다. 아주 오랜된 작은 집들과 작은 골목이 어우러진 교동시장은 오래된 추억을 찾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박이일에서 몽이가 내기에 져서 삭박을 했던 이발소도 제비집 두채를 머리에 이고 있는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다. 예전에는 이발비도 아까워 이발기계인 바라깡을 사서 집에서 머리를 깎았고 설날이나 이발소를 찾을수 있었다. 설대목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한달이나 미리 머리를 깍는 경우도 종종 기억이 된다.
이 작은 동네에 그장까지 있었다니...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시장 뒷편에 있는 식당을 찾아 들어간다. 손님이 두테이블에 있어 한적함이 맘에 들지만 점심 메뉴가 그리 마땅하지는 않다. 젓국 갈비가 중이나 대만 있어 어쩔 수 없이 중을 시키지만 둘이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 서산에서 먹었던 우럭 젓국처럼 젓국으로 국물을 내고 갈비살과 버섯, 그리고 각종 야채를 넣어 끓이는 맑은 전골이다.
점심을 먹고나와 따뜻한 쌍화차를 파는 다방에 들리고 싶었으나 배가 불러 패스... 대신에 호떡과 가래떡을 사서 COMEBACK HOME!
주차장 앞에 있는 가게에 들려 인삼 막걸리와 강화도 쌀을 산다. 주인 아저씨가 강화도 쌀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고 말씀도 재미있게 하신다. 쌀을 주차장 차까지 가져다 주시는 친절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