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 "가을에 물들다"
일시 : 2020년 10월 31일 토요일
지난 여름 출장길에 잠시 다녀왔던 청남대를 깊고 깊은 만추의 가을에 가족을 데리고 간다.
1983년 12월 전두환대통령의 지시로 완공된 청남대는 개장 후 20년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다섯 명의 대통령들이 휴식과 함께 국정을 구상하던 곳이다. 일반인의 출입이 엄금되어 있던 청남대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4월 18일 개방하여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여름에 방문하며 만추에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이번에 청남대를 다시 찾는다. 가을국화 전시회도 열리고 있고 단풍 또한 절정이니 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막내가 입대를 이틀 남겨두고 있다. 모레 입대를 하니 가족이 함께 추억을 쌓고 저녁에 갈비파티를 할 계획이다.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일찍(7:00) 출발을 한다. 요즈음 얘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너무 싫어하고 하지 못한다.
겨우겨우 깨웠는데 큰딸 솔비는 결국 같이 출발하지 못한다. "나떼"는 그럼 죽음이었다. 일찍 출발했지만 에버핸드를 지나 호법으로 영동고속도로는 명절 귀성처럼 차량이 거북이 걸음을 한다. 다행히 호법을 지나 중부고속도로로 접어들자 정상 속도를 회복한다.
안개가 먼지처럼 시야를 훼방해서 아쉬웠는데 청주를 지나자 구름도 걷히고 가을 햇살이 만추의 산야를 비춘다.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 가을 바람을 맞으니 그 바람만으로도 행복이 충분하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청남대로 향하는 길에는 노란 은행잎의 가로수가 먼저 우리를 맞아준다.
청남대의 풍경중에서 제일은 청남대 가는길의 가로수 길이 아닐까?
아직 이른 시간인지 지나가는 차량도 거의 없어 천천히 운전하며 사진에 담아둔다. 청남대 가는 길이 또 있다면 차량 없는 거리로 열흘만 운영하면 어떨까?
마치 북유럽이나 북미의 거리를 달리는 기분이다. 청남대 가는 길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눈치채기 어려운 멋진 가을 풍경이다.
차량 없는 거리 운영이 어렵다면 도로옆으로 걸을수 있는 작은 길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차를 세우고 내려서 볼 수 있는 공간이 없어 그냥 운전하며 보고 지나가니 너무 아쉽다. 담양은 메타쉐콰이어 거리를 위해 우회 도로를 개설했는데 이곳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가로수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량을 운전하며 남긴 사진으로는 큰 불만이 없지만 내려서 사진을 담고 싶다는 욕심이 남는다. 이것이 욕심일까? 그 이상의 욕심을 내도 되는 최고의 풍광이다.
탄성을 자아내던 가로수 길을 지나면 청남대가 코앞이다. 정문 입구에는 30여대의 차량들이 발열체크와 예약 체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도 발열체크를 마치고 청남대로 들어선다. 청남대에는 이미 꽤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고 사람들은 대통령기념관 별관을 향해 바삐 걸음을 옮기고 있다.
우리는 대통령 기념관 별관의 옥상공원으로 먼저 올라서지만 화분에 조성된 연꽃도 이미 꽃과 잎이 져서 별다른 풍광이 없다. 그래도 좋은 가시거리로 현암사를 품은 대청호의 가을이 조망된다. 대통령기념관 별관의 관람은 뒤로하고 헬기장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긴다.
별장 앞의 헬기장 잔디밭에는 국화향이 넘쳐나고 있다. 여러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는 온갖 종류의 국화들이 가을 햇살에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다.
이제 이틀뒤면 군입대를 하는 막내 해성이! 그래서일까? 사진 찍는데 별다른 저항(?)이 없다. 둘째 나래는 여전히 강력한 저항중이도...ㅋㅋ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는(사진 촬영 금지 이유를 모르겠다) 별장안을 둘러보고 88올림픽 성공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었던 정원을 둘러본다. 대청호를 앞에 두고 있는 정원은 큰 모과나무와 어우러져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별장에서 나와 전두환 길를 걸어 분수정원에 도착한다.. 사실 노무현길을 걷고 싶었는데 오각정을 관람하다보니 전두환길을 걷게 되었다. 연꽃은 지고 없지만 가을이 어우러진 호수는 꽤나 분위기 있다.
대통령 기념관 본관 2층에는 대통령 관련 전시물은 거의 없고 시화와 분재가 전시되고 있어 아쉽다. 시화와 분재가 보기 싫다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목적에 맞는 전시물이 필요해 보인다. 바람이 "자우롭게 살라"고 그런다고? 그래서 다음주 토요일은 패러글라이딩을 타러 간다. 벌써 기대되고 흥분이...
대통령 집무 의자에 앉아 본다.
국민의 행복이 대통령의 프라이드가 되어야 한다. 나는 그런 대통령이 되고 싶다.
사열폼도 잡아보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년 가까이 지겹도록 우리 국민들을 괴롭히던 코로나19가 사태가 드디어 종식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방역에 저극적으로 협조하여 주시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기다려 주신 국민들의 성원 덕분입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정부는 국민 여러분들의 행복이 넘쳐나는 일상의 삶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것을 약속드립니다.
낙우송이 너무도 멋진 대통령광장을 지난다. 골프장이었지만 8분의 임시정부 수반 동상을 모신 대통령광장을 맘껏 걷고 싶지만 잔디밭은 "출입금지" 너무 아쉽다. 보기 위한 잔디밭이 아니라 걸을수 있는 잔디밭이었으면 너무 좋겠다.
다시 돌아오며 만난 가로수길은 여전히 멋지다.
유성의 서운골 유황오리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 이좋은 가족 여행에 같이 오지 않은 첫째가 밉다.
40여분을 달려 도착한 유성의 "서원골 유황오리" 지난 출장길에 들려 먹어본 오리요리는 지금까지 먹어본 오리요리중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맛이니 가족들에게 사주고 싶었다. 점심이라 고기는 시키지 못하고 뚝배기탕 한그릇씩!
옆자리의 둘째도 맛있다를 반복하고 아내도 맛있다며 고맙단다. ㅎㅎ 이러면 40분을 운전한 보람이 있지^^ 막내는 아무말없이 뚝배기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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