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덕유산

Edgar. Yun 2021. 7. 18. 06:04

비내리는 덕유산에 야생화가 가득하다.

일시 : 2021년 7월 17일 토요일

코스 : 설천봉~향적봉~중봉

 

아프던 무릅이 많이 좋아지니 산을 다시 가고 싶다. 그러나 아직은 마음 놓고 산행 할 만큼의 무릅 상태는 아니니 무리하지 않고 다녀오고 싶다. 지리산 노고단, 오대산 선재길, 그리고 덕유산 덕유평전을 놓고 고민하다가 덕유평전으로 정했다. 이맘때쯤이면 노란 원추리꽃이 덕유평전을 가득 덮고 있지 않을까?

이른 아침 집을 나서는 산객을 멋진 하늘이 배웅을 한다. 하늘을 보니 오늘 향적봉에서 바라보는 덕유의 능선과 멀리 보이는 지리산도 멋질거다. 노란 원추리꽃 가득한 덕유평전은 뜨거운 여름 햇살과 찾아온 바람이 어울려 흥얼거리거다.

 

덕유평전을 많이도 보고 싶었나보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직 곤드라 운행시간이 1시간이 남은 8시가 겨우 넘어서고 있다. 넓은 주차장에는 나보다 더 덕유평전을 보고 싶은 사람이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티켓팅을 기다리며 주변을 어슬렁거리는데 시원해도 너무 시원하다.

 

 

 

첫번째 곤드라에 타고 설천봉을 올랐다. 밑에서는 파란 하늘이 가끔씩 보였는데 곰탕이다. 상제루도 분간이 어려운 짙은 안개가 덕유산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조금 지나면 파란 하늘이 보일거라 생각하고 기대한다.

 

설천봉을 떠나 향적봉으로 향한다. 목책너머 노란 원추리꽃이 반갑게 마중을 한다. 산의 꽃을 시기를 맞춰 제대로 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지만 원추리꽃을 보니 기대감이 더 커지낟.

 

 

 

향적봉으로 향하는 등로 주변에는 많은 종류의 꽃들이 피어 있지만 내가 더 좋아하는 것은 향적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인데 향적봉에는 향적봉은 없고 짙은 안개뿐이다. 도업령까지 다녀오면 그때는 안개를 걷어내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

 

 

 

 

 

 

 

중봉으로 향한다. 무레꽃도 피어 있고 동자꽃도 피어 산객을 맞는다. 나물도 맛있지만 참취의 하얀꽃을 보면 참취나물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중봉과 덕유평전이 바로 코앞인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바람이 더욱 거센 비를 몰고 온다.  우산도 비옷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낭패다. 우선 비에 젖어 추워하는 아내와 함께 중봉 데크밑으로 피난을 하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지만 비는 쉽게 그치지 않는다.

 

 

 

비가 조금 잦아든 틈을 타서 데크밑을 빠져나와 도망치듯 중봉을 떠난다. 빗물에 젖은 비비추가 안타까운 배웅을 한다.

 

 

 

덕유평전을 제대로 보지 못한 아쉬움이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러나 보여주는 것 만큼만 보는 것이 순리다. 다음에 다시오면 그때는 온전히 보여주지 않을까? 향적봉의 안개도 아직은 미동도 하지 않으며 미련을 두지 말라 한다.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고단, 그리고 사성암  (0) 2021.08.08
구담봉&옥순봉  (0) 2021.07.25
수락산  (0) 2021.07.04
운학산  (0) 2021.06.13
설악산  (0) 202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