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버섯산행

Edgar. Yun 2021. 9. 13. 10:36

일시 :2021년 9월 11일 토요일

 

가을이면 많은 사람들이 버섯을 찾아 산을 헤메고 다닌다. 야생버섯의 종류도 너무 다양하고 독버섯도 지천이라 확실하게 알지 못하고 야생버섯을 채취해서 식용하는 것은 무모한 용기라고 할 수 있다. 약용버섯을 제외하면 내가 확실하게 구분질 수 있는 버섯은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석이버섯,목이버섯, 싸리버섯, 노루궁뎅이버섯, 능이버섯, 그리고...

몇년전부터 가을이면 미친듯이 산을 찾아 능이버섯을 찾아다니는 고향 친구를 따라 오늘 버섯산행을 따라 나선다.

별내역 근처에 주차를 하고 친구 차에 옮겨 탔다. 목적지인 광덕계곡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안개가 내려 앉아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부지런해야만 볼 수 있는 이른 아침의 풍경이다. 차를 멈추지 않고 셔터를 눌러는데도 멋진 구도의 이른 아침 풍광이 담겨졌다.

 

백운계곡 근처에서 아침을 먹는다. 순두부찌개에 딸려 나온 밑반찬이 식욕을 북돋는다. 두릅무침과 냉이무침은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쉽게 맛보기 어려운 반찬이다. 아침을 먹고 철물점에 들려 파란 장화와 토시를 사서 신으니 십여년을 약초를 캐너 다니는 약초꾼 같다. 

 

광덕계곡을 넘어 주차를 하고 사면을 타고 오른다. 설악의 비탐을 수년을 다녔지만 설악의 비탐 산행과는 또 다른 산행으로 제법 숨이 차고 종아리가 땡겨온다. 친구가 먼저 알려준 버섯은 가지버섯이다. 열량이 매우 낮고 섬유소와 수분이 풍부해서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진 가지버섯은 민자주방망이버섯이라고도 불리는데 간장 질환을 예방해 간질환 환자에게 좋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준다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친구는 잡버섯 취급을 하지만 오늘 처음 배운 버섯이니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버섯이다. 집에 돌아와 손질 후 데쳐서 하루 물에 담구었다가 된장찌개에 넣으니 식감도 제법이고 맛도 제법이다. 다만 손질하는데 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버섯이다.

 

능선을 올라 칠부능선을 타고 능이버섯을 찾아 헤메지만 싸리버섯도 만나기 어렵다. 친구는 뭐 이런 산이 있냐고 툴툴대지만 난 눈치없이 즐겁기만 하다. 정상 산행이라면 올수도 오지도 않을 무학봉까지 올랐지만 싸리버섯 1~2개를 만난것을 제외하면 빈손이다. 무학봉을 오르려면 윤나리휴게소 뒷편으로 오르면 된다. 무학봉에서 막걸리 한잔을 하며 한숨을 돌리고 다시 능선주변을 따라 오른다.

 

친구가 소리쳐서 달려가 보니 아주 예쁜 능이가 기다리고 있다. 친구가 손맛을 보라며 양보해서 기분 좋게 능이버섯을 채취한다. 며칠을 친구는 허탕을 쳤다는데 그래도 오늘은 능이벗서을 만났으니 운이 좋은 날인가 보다. 혹시나 해서 주변에서 더 능이버섯을 찾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인가보다.

 

윤나리휴게소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지나 더 찾아 헤메지만 갓버섯 3개를 만난것이 전부다. 가지버섯도 알고 밀버섯도 배웠으니 난 만족하는데 친구는 못내 아쉬운가보다.

 

날머리에 숨어 있는 계곡은 여름에 꼭 다시 오라고 얘기하는듯하다. 폭포주변에서 다래 몇알을 주워 입에 넣으니 꿀이 또 없는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조금 늦게 만난 흰털깔대기 버섯이다. 갓이 파도를 치는 것을 보니 완벽한 노균이다. 어떤 이들은 맛이 없다고 하는데 아내는 느타리보다 식감이 너무 좋다고 한다. 입맛은 주관적인것이니 정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힘은 들었지만 난생 처음해본 버섯산행이라 너무도 행복했다. 집에 오자마자 친구와 반씩 나눈 능이벗섯을 백숙에 넣어 먹으니 행복은 몇곱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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