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철원 여행

Edgar. Yun 2022. 1. 2. 10:42

일시 : 2022년 1월 1일 토요일

코스 : 한탄강 물 윗길~직탕폭포~승리 대교 

새해 첫날의 계획은 덕유산이었다. 최근에 눈도 자주 내리고 기온도 급강하했으니 눈부신 상고대와 설화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31일 오전에 곤돌라 에약을 하려고 했으나 이미 일요일까지 매진이다.  할 수 없이 다른 곳을 찾는다. 아내와 함께하려면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고른 곳이 철원의 한탄강 주상절리 길이다.

한탄 강하면 포천과 연천이 떠올려지지만 철원의 한탄강도 포천과 연천의 한탄강 풍광 못지않다. 지난 11월 19일에 철원군이 고석정을 중심으로 잔도와 다리 등을 만들어 일반인에게 공개하였다.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철원 한탄강에 설치된 주상절리 길은 순담계곡에서 드르니 마을까지 총연장 3.6km에 3.6km 달한다. 이중. 잔도 구간은 1.5m 폭으로 길이는 교량과 케이블 전망대를 포함해 1415m이며 보행데크는 2275m로 구성돼 있다. 또. 또13개의 교량과 3개 전망대가 꾸며져 있다. 이른 아침 일어나 아내와 함께 철원으로 향한다.

 

9시에 순담 매표소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량 몇 대가 이미 도착해 있다. 우리도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매표소로 향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 1월 1일, 오늘은 휴무란다. 어제 전화로 문의했을 때도 오늘 휴무에 대한 안내가 없었는데... 휴무라니... 어처구니가 빵빵 없다. 좀 더 자세히 확인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어제 전화로 문의했을 때도 오늘 휴무 안내를 하지 않은 철원군의 세심하지 못한 일처리도 질책받아 마땅하다.

 

어쩔 수 없이 차를 돌린다. 여기까지 왔으니 다른 무엇이라도 보고 가야겠어 고석정으로 향한다. 승리교를 지나는 얼음이 눈부시게 빛나는 인공 폭포가 시선을 잡는다. 승리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물 윗길이라고 쓰인 길을 따라 강으로 내려선다.

 

고석정까지 걷고 나서야 이 길이 물 윗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새해 첫날부터 비 탐방 아닌 비 탐방을 걸은 셈이다. 한탄강의 급류는 영하 15도의 추위에 굴하지 않고 힘차게 흐른다. 순간 옷을 벗고 뛰어들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는 활력이 넘치는 강의 풍경이었다. 강물이 활어처럼 펄떡이는 모습이 너무 좋다.

 

망설이는 아내를 데리고 강 아래로 걷는다. 아내는 조금만 의심스러워도 가기를 꺼려한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 것인지 모르겠다. 세상에 리스크 없는 존재가 어디 있단 말인가!

 

강바닥의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낯익은 고석정이 반겨준다. 물 위에 놓인 부도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어 돌아서 강둑의 길을 따라 고속정으로 향한다. 얼음 위를 걸어 자물쇠를 피할 수 있지만 그것까지는...

 

고석정에는 이미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중 많은 사람들은 아마 우리처럼 잔도를 걷고 싶어서 왔다가 고석정을 온 사람들이 아닐까? 가을에 만났던 고석정과는 또 다른 고석정의 모습이다. 차분한 냉정한 모습의 고석정이라고 느껴진다.

 

결국 판문점 같은 출입 통제문을 얼음 위를 걸어서 통과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처럼 얼음 위로 출입 통제문을 지나 물 위의 부도를 걷는다. 한참을 걸으니 또다시 출입 통제문이 나온다. 이번에는 차단문을 넘지 않고 강 밖으로 나와 도로를 따라 고석정으로 행한다.

 

고석정 위에서 내려다보는 고석정과 한탄강의 모습은 또 다른 모습이다. 한심한 휴무로 잔도를 걷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승교를 향해 걷는다. 길옆의 텅 빈 코스모스 10리 길은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승리교 밑의 작은 산에는 인공 빙폭이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찾아 겨울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얼음 위에 인공눈까지 뿌려져 사람들이 아무 두려움 없이 들어가고 있다. 아내도 투명한 얼음 위는 선뜻 들어오지 못하더니 눈 덮인 얼음 위는 두려움 없이 들어온다. 무슨 차이지? 눈 덮인 얼음 위가 훨씬 더 위험하다.

 

주상절리 길을 온전히 걷지 못한 아쉬움을 직탕폭포로 달래 본다. 직탕폭포도 가을에 보았던 직탕폭포보다 훨씬 더 멋진 겨울 풍경이다. 아마도 강 한가운데에서 만날 수 있어 색다른 묘미가 있지 않을까? 폭포의 높이가 1m만 더 높았다면 얼마나 멋진 폭포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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