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설악산 성인대

Edgar. Yun 2022. 1. 23. 16:33

일시 : 2022년 1월 23일 토요일

마음이야 공룡능선이다. 겨울 공룡을 만난 기억조차 가물거리는 아주 오래전의 추억이다. 이제는 감히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코스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오랜만에 설악의 향기를 맏고 싶어 아내를 데리고 성인대로 향한다. 설악에 들어서기전에 일출을 보기위해 잠깐 들리던 성인대가 이제는 정식코스가 되어 버렸다. 일기예보에서는 오늘 전국적으로 흐리고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한다. 그래도 태백산맥을 넘어서면 괜찮겠지! 

생각보다 하늘에 미세먼지가 없다. 잿빛 가득한 하늘일거라 생각했는데 횡재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화암사를 지나 성인대로 향한다. 오늘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코스를 정하고 성인대로 향한다. 처음 만나는 조망처에서 신선봉을 담는다. 신선봉 겨울 비박을 꿈만 꾸다가 끝나버렸다. 내 인생의 위시리스트에서 신선봉 겨울 비박을 지울수 있을까?

 

속살을 보여주는 겨울 설악이 사계중에서 가장 멋질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계절에는 보이지않던 상봉과 신선봉이 온전한 모습으로 다가와 인사를 한다.

 

성인대의 소나무만 바람에 눕지 않았다. 이곳의 소나무는 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원망한다고 다시 일어설수 없다는 것을 소나무는 너무 잘알고 있는걸까? 피사의 사탑처럼 살다간다고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소나무는 알고 있다.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해서 많은 사람을 범법자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좋은 풍광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힐링하는 것이 배가 아픈것이 아니라면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 금줄을 넘어 낙타봉으로 향한다. 솟대처럼 이곳을 지키는 바람에 누운 소나무는 여전히 누워서 산객들을 마중한다. 오늘은 바람 한 점 없는데 말이다.

 

 

 

성인대에서 바라보는 울산바위와 설악은 여전히 멋지다. 이렇게 멋진 설악을 만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500m 밖에 안되는 높이에서 만날수 있는 선경인데 말이다.

 

 

 

오랜만에 설악의 품에 들어온 내가 반가운지 하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파란색으로 메이컵을 한다. 어떡해 미소가 나오지 않을수 있을까? 다시 가슴이 뛴다. 다시 설악을 만날수 있을까?

 

 

 

오를때는 힘들어했지만 아내도 맘에 드는지 기분이 좋다. 누구라도 이렇게 멋진 설악의 품에 안기면 기분이 좋을거다.

 

 

 

 

오래전에 이곳에서 비박을 했던 생각이 난다. 바람이 몹씨 불어 겨우 텐트를 치고 저녁을 먹었었다. 핸드폰으로 프로야구 중계를 보며 삼겹살에 소주잔을 곁들였으니 어찌 기억이 나지 않을까? 밤세 세찬 바람소리는 전쟁터 같았다.

 

 

 

 

 

낙타봉에 옆에서는 십여명이 모여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바람도 없으니 조금 떨어져서 먹어도 되지 않을까? 당신들이 카메라에 담을때는 사람들보고 피해달라고 하면서... 모두 나이가 60이 넘어보이는데 그정도 눈치와 타인에 대한 배려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다시 성인대로 돌아서다가 잠시 쉬어가며 아쉬움을 사진에 담아본다. 

 

마치 산성처럼 소나무가 줄을 이어 능선에서 자라는 모습이 이채롭다. 비법정탐방로인 이곳의 산행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었다. 다시 성인대로 돌아와 이제는 수방향으로 서둘러 내려선다.

 

 

솔향기 가득한 등로를 내려서는 기분은 마치 신선이 된 듯하다. 

 

 

 

 

 

소노캄 델피노 전망대에 들려 오늘 산행의 감동을 차곡차곳 쌓아 담는다. 알프스의  누구도 해도 누구도 시비 걸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이다. 멋진 정원을 품은 소노캄 델피노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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