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2년 2월 5일 토요일
코스 : 대관령 마을휴게소~선자령
그저께와 어제 군 복무 중인 막내로부터 유쾌하지 않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부대 내에(그것도 소대 내에) 코로나 확진자가 다수 발생되어 검사를 진행했는데 표본 검출에서 막내가 포함되어 있는 표본에서 확진자가 발생되어 격리 조치되고 다시 PCR 검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이다. 4명이 포함되어 있는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으니 막내가 양성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최소 25%인 셈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다른 소대 후임 둘과 친해서 만나서 얘기도 했다고 하니 더 불안하다. 집에 있는다고 마음이 편하지 않을 거란 생각에 아내와 계획되어 있던 선자령으로 향한다.
며칠 전에도 가속이 잘 되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 또 같은 증상이 나타나 우선 차량부터 수리하기로 하고 원주의 정비업소를 찾는다. 엔진오일과 연료필터, 에어컨 필터를 교환하고 스캐너 점검을 의뢰하였다. 접수한 지 2시간이 넘게 걸려 차를 돌려받고 고속도로 입구에서 점심을 먹고 나니 12시가 넘어서고 있다. 선자령에 눈이 없는 탓인지 대관령 마을휴게소의 주차장이 한산하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선자령으로 향한다. 세찬 바람이 부는 산마루에는 물푸레나무와 신갈나무가 가득하다. 이들에게는 여기가 블루오션의 땅이었는지 모르겠다. 어떤 나무가 이 세찬 태백산맥의 바람을 이겨낼 수 있단 말인가! 이 세찬 바람과 추위에도 한 달이 지나면 어김없이 봄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막내의 확진 소식을 전해 들었다. 몸을 가누기 어려운 세찬 바람이 불지만 휘청이는 발걸음은 추위 탓이 아닌 듯싶다. 설마설마했는데 우리 가족에게 코로나가 찾아왔다. 뉴스에서 3만 명이 넘어섰다고 해도 느껴지지 않더니 막내의 확진은 코로나를 실감하게 한다. 오미크론 확진 증상이 경증이라지만 충격은 경증이 아니다. 얼마 남지 않은 정상석까지 가야 하는지 잠시 망설였다. 멍하니 바람을 맞으며 휘청거리다 보니 정상이었다.
배낭을 벗어 놓고 바람이 없는 곳으로 가서 가족 톡방에 막내의 확진 소식을 알린다. 한시라도 빨리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더 속이 상하고 화가 난다. 막내는 격리 준비를 하고 이동을 한다고 한다.
사진 몇 컷을 서둘러 담고 다시 돌아선다. 집에 돌아오며 막내오 통화를 한다. 담담한 목소리로 임시 격리 장소로 이동했다고 얘기한다. 한층에 두 명이 격리되었고 다른 방에는 동기가 함께 있다고... 누가 감염돼도 이상하지 않은 확진자 증가이지만 중대원의 절반에 가까운 병사가 확진되었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관리 부재이고 중대장의 리더십 부족이라고 생각이 들어 더더욱 화가 난다. 무탈할 것을 확신하지만 그래도 걱정은 가시지 않는다. 해성아! 힘내서 이겨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