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서락산 미시령 옛길 & 선연재의 바람에 행복하다.

Edgar. Yun 2017. 1. 22. 11:38

미시령 옛길의 눈부신 설경

홍천을 지날때까지 눈이 보이지 않는다.

내설악휴게소에 도착하니 소나무에 가득 쌓인 설경이 눈부시다.

왜 갑자기 안산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지...




서락산 미시령 옛길 & 선연재의 바람에 행복하다.

일시 : 2017년 1월 21일 토요일

직업방송 인터뷰와 촬영 협조 업무로 토요일 산행이 어렵다.

다행히 이번주 촬영이 취소되어 서락으로 향한다.

선수님의 산행 요청에 응답을 하지 않았더니 산악회 산행을 신청하였다고 해서 같이 신청한다.

어제 눈이 내렸으니 서락 어디를 가도 멋지지 않을까?


김치찌개를 점심 메뉴로 정하고 육수와 김치, 그리고 돼지고기와 양념을 챙긴다.

버너는 날씨를 고려해서 가솔린버너를 챙기고... 방한에도 신경 써서 챙기니 마치 배낭이  비박 배낭같다.

모처럼 복정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니 반가운 산객(설화님 등)들도 만나고... 버스에서는 매실님과 범나비님도 만난다.

미시령 옛길 질경이 식당에서 버스가 정차를 하고 산객들을 토해낸다.

이미 먼저 도착한 다른 산악회의 산객들은 준비를 마치고 옛길을 오르고 있다.

보도된것 보다 적설량은 적지만 은백의 설경은 멋지다.

그러나 제대로 설경을 보려면 마장터로 가는 것이 더 좋을지 모른다.




아직은 바람이 눈을 털어내지 않아 소나무에는 가지가 부러질정도의 눈이 쌓여 있다.

생각보다 바람이 없다.







산양으로 보이는 어미와 새끼는 도로에서 산객들의 등장에 놀란 모습이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대간길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이제야 서락에서 가장 바람이 많고 센 미시령에 온 실감이 난다.

그래야지! 서락의 한겨울 바람이 이정도는 되어야 체면치레하는거지!

휴게소에 올라 대간길로 오르면 좋겠지만... 철책을 넘어 사면길로 올라선다.




세찬 바람에 몸을 가누기 조차 힘이 들지만 생각보다 춥지 않아 다행이다.

그래도 눈에 덮힌 사면을 올라서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오히려 바람이 있어 행복하다.







대간길에 올라서서 서락 방향의 대간길을 바라본다.

미시령으로 내려서는 대간길의 눈이 바람에 날려 동해로 향한다.


바람이 있어 행복하다.

이 한겨울에

바람인들 서락을 넘기기 쉬울까?

그래 너 정도는 되니까

서락의 미시령을 넘어

동해 바다 고래를 만날수 있겠지!








바람은 대간길에서 선연재로 내려서는 등로에 들어서니 조금 잦아든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려던 계획은

산행대장들이 저체온증 걸린다고 행동식만 먹고 내려가라는 말에 배낭에서 꺼내지도 못한다.

러셀한다고 큰소리치며 생색내는 모습도 별로 맘에 들지 않았는데...(그러라고 대장 시키는 거다)

설악을 왔어도 내가 더 많이 왔을듯 싶은데...

그렇게 산행 잘하는 사람들이 뭐 그깟 러셀좀 했다고 그리 큰소리인지!

 


어쩔 수 없이 막걸리 한잔과 과자 몇개 먹고 하산을 한다.

세찬 바람은 여전히 사진 찍기를 방해한다.








선연재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곳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일행중 한명이 눈에 미끄러지며 15m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다행히 눈쌓인 잡목위로 구르다 멈춰선다.

움직이지 말라고 소리치고 서둘러 구조에 나서다 카메라 배터리가 빠져 눈속에 묻힌다.

크게 다친곳이 없어 정말다행이다.

눈물을 닦아주며 안정을 시켜서 다시 등로로 올려 놓는다.

남자도 무서웠을텐데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을까?

산우를 등로에 올려 놓고 배터리를 찿아 나선다.

겨울철에는 특히 비탐은 더더욱 위험하다.



사고탓에 아무 말 없이 선연재로 내려선다.



얼마 후 선연재에 도착한다.

선연재는 여전히 세찬 바람이 불고 있고 눈도 바람에 날려 쌓인 눈이 없다.

그래도 바람은 차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화암전에 만나는 소나무 군락은 언제나 짙은 솔향을 선물한다.




철정 한우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한우불고기와 육회 비빔밥을 안주로 먹는 하산주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