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석산 노루귀꽃
동석산도 궁금했지만 난 이 친구를 만나러 이곳에 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봄에 수많은 꽃이 산야에 피어나지만 노루귀꽃은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봄꽃중의 하나다.
노루귀의 꽃말처럼 노루귀꽃을 보기 위해 일년을 인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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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석산 - 암릉과 봄햇살에 취하다
일시 : 2017년 3월 4일 토요일(금요무박)
코스 : 접도트레킹~아래심동~동석산~작은애기봉~가학재~낙조세방 휴게소
마른 풀숲을 헤치고 수줍은 모습으로 피어난 산자고가 또 나를 유혹한다.
멀리 팽목항이 있는 슬픈 바다가 보인다.
이렇게 화창한 봄날에도 슬픔은 가시지 않는다.
아직도 물밖으로 나오지 못한 9명의 희생자는 찬 바닷속에 있다.
국민의 생명보다 내 얼굴의 주름을 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나라의 대통령을 뽑은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올여름이 지나기전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기도한다.
동석산의 생각보다 거대한 암릉도 멋지지만
저수지와 바다, 그리고 잘 다듬어져서 파종을 기다리는 논과 밭의 조화도 너무 멋지다.
봉암저수지와 심동저수지가 들녁을 풍여롭게 하지 않을까?
219m의 동석산 정상에서...
정상석에서 인증을 하고 적당한 곳을 찿아 점심을 먹는다.
차갑게 식기는 했지만 병우님이 싸온 제육볶음에 설악 곰취짱아치에서 싸서 먹는 점심은 맛있다.
곁들이는 서락 마가목주는 봄햇살처럼 풍요롭다.
앞으로 가야할 가학재와 애기봉이다.
지금 오른 동석산보다 조금 더 높은 산들이지만 육산의 유순함이 또 다른 매력을 줄것이다.
우회가 있지만 조금만 조심하면 암릉을 넘을 수 있다.
그러나 함부로 덤벼들기에는 많은 위험이 있는 암릉이다.
산머머 다도해의 바다의 모습이 넘 보기 좋다.
우회하지 않고 암릉으로...
어느산이나 암릉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있다.
먼저 간 산객들이 암릉에서 진도의 멋진 풍광을 조망하고 있다.
지나온 고래등바위에서는 한무리의 산객들이 봄햇살아래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암릉을 벗어나 가학재로 가는 등로에서 그렇게 보고 싶던 노루귀꽃을 만난다.
너를 만나고 싶어 이 먼길을 왔다고 예기하고 싶다.
애기 노루꽃은 아직 봄바람이 차가운 걸까?
홍노루귀꽃도 낙엽을 밀쳐내고 수줍게 피고 있다.
홀로 피는 것이 외롭다는 것을 아는 걸까?
노루귀의 꽃말은 인내, 신뢰, 믿음이다.
그 긴 겨울을 인내하여 이렇게 사랑스러운 꽃을 피워겠지?
노루귀
김완하
내가 날 부르는 이름은 비정규직
책상에 허리 숙인 무거운 발길 앞에
또 한 번
몸을 낮추어
작은 귀를 디딘다
직선을 앞질러온 하늘도 반백인 걸
지고 온 흰 구름이 우듬지에 흩어지고
이십 년
흔들린 의자가
나를 자꾸 올려 봐
이른 아침 맨얼굴에 눈이 부신 저 햇살
반백의 목덜미에 시리도록 쏟아지는데
십리 밖
백팔번뇌에
노루귀를 세운다
등로 곳곳에 산자고가 봄바람을 맞고 있다.
산자고의 본명은 까치무릇이다.
1930년대 일본 강점기에 산자고로 창씨개명 당했단다.
그놈들 사람뿐만 아니라 식물들까지 창씨개명을 했다.
아직도 그 버릇 버리지 못해 독도를 죽도로 창씨개명을 요구하고 떼를 쓴다.
꽃말은 꽃말은 봄처녀,가녀린 미소.
가학재를 지나 작은 애기봉으로 가며 가학리를 내려다 본다.
큰애기봉은 가소 싶지 않아 바로 세방낙조 휴게실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에 만난 이 친구의 이름은 무얼까?
여기저기 뒤적이며 이름을 찿지만 알수가 없다.
하산길에 다시 만난 노루귀꽃이 나를 다시 불러 세운다.
등로에 핀 자주괴불주머리 현호색이다.
보물주머니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데 한약제로도 쓰인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현호색 중에서 가장 예쁘지 않을까?
잠깐의 험한 등로를 내려서면 만나는 터널의 등산로
여름에 내려서면 기분이 좋을 듯 하다.
세방낙조 휴게실에 도착해서 울금막걸리로 오늘의 행복한 산행을 마감한다.
기산의 그린나래대장도 오랜만에 만나고...
손가락바위를 보며... 행복하다.
세방낙조를 보고 싶은 맘이야 굴뚝같지만... 볼 수가 없으니 안내 사진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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