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도명산 [道明山]-명불허전! 도명산의 조망에 반하다.

Edgar. Yun 2020. 5. 21. 13:33

도명산의 조망은 가히 최고라고 해도 그리 문제되지 않는 명품 조망이다.

속리산의 주능선은 물론이고 360도 멋진 조망으로 산객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도명산 [道明山]-명불허전! 도명산의 조망에 반하다.

일시 : 2020년 5월 23일 토요일

코스 : 첨성대~도명산~마애불상군~학소대

 

9부 능선에 있었던 낙양사의 영향일까?

도가 밝은 산? 계획했던 군자산을 뒤로 하고 도명산으로 향한다.

칠보산을 다녀온뒤 괴산의 산군에 반해서 막장봉과 장성봉, 그리고 남군자산을 다녀 왔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멋진 조망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고 살망이 크다.

군자산의 잘못은 아니지만 오늘 도명산으로 산행지를 바꾼 이유중 하나다. 또다른 이유는 642m로 948m의 군자산보다 많이 낮아 따라 나서는 아내도 큰 무리없이 오를것 같다. 

 

아내를 깨워 라면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선다. 평소보다 2~30분 늦었더니 영동고속도로가 정체가 시작되었다.

그래도 호법을 지나 중부고속도로로 접어드니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원활한 소통이 된다. 어제 중부지방에 내린 비탓인지 엷은 안개가 보여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다행히 증평을 지나 괴산으로 접어드니 안개도 걷히고 청명한 봄날이 반겨준다.

휴게소 주차장에 5천원의 주차료를 내고 느티나무가 멋진 길을 걷는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해서 걷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오월의 아침이다. 단풍이 한창일때 걸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느티나무 가로수 길을 지나면 화양계곡을 막은 작은 보가 반겨준다. 녹음이 호수에 가득 담겨 계곡물도 온통 녹색 물결이다. 

 

 

 

보를 지나면 바로 나타나는 음식점 뒤로 화양서원(院)이 자리잡고 있다. 노론의 영수 우암 송시열을 제향하기 위한 서원으로 당시 서원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서원이었으나 화양묵패()를 발행하는 등 악폐도 매우 심해 결국 흥선대원군에 의해 철폐되었다. 화양계곡이라는 이름도 원래 황양나무가 많아 황양동으로 불렸으나 우암 송시열이 중화의 華와 復(동지, 또한 봄의 도래나 흉사()가 지나가고 길사()가 다시 되돌아오는 것)에서 陽을 따왔다고 하니 어찌 기분이 좀 그렇다. 수기치인()-남을 다스리는 일은 자신의 수양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송시열의 통치자의 도덕성 확립을 강조는 지금의 정치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화양사원 앞 계곡에는 효종의 북벌론 중심에 있던 송시열이 효종이 승하하자 한양을 향해 업드려 목놓아 통곡했다는 입궁암이 있는데 비는 뚝 위로 오려 놓았고 자리만 남아 있다.

 

 

 

 

 

4곡 금사담()에서 잠시 쉬어간다. 물아래 모래가 금같다하여 금사담이라고 이름지었다는데 웬일인지 물이 너무 탁하다는 생각이 든다. 금사담 건너편에는 화양구곡이 무이구곡을 본뜬 것처럼 주자의 운곡정사를 본떠 만든 암서재가있다. 암서재는 송시열의 별장이자 서재였다.

 

 

음식점을 몇개 지나 걸으면 첨성대로 올라가는 등로가 나온다. 코로나19때문에 석가탄신일 행사가 한달 늦춰진 탓인지 건너편의 암자 채운암에서 독경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첨성대에서 도명산을 오르는 길은 다른 산들과 다르게 능선을 따라 오르지 않고 산허리에 등로가 있어 편히 오를 수 있지만 체하고 멀미한 아내는 몹씨 힘들어 한다. 다시 도로 내려 갈까 고민끝에 천천히 도명산으로 향한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가파른 계단을 조금 오르니 멋진 조망이 보약처럼 기운을 준다. 멀리 두타산이 보이고 은석산이 보이니 너무 기분이 좋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니 도명산이 바로 코 앞이다. 싱그러운 신록에 쌓여져 있는 도명산이 눈에 들어오니 아내도 조금 컨디션을 회복한다.

 

 

작은 암봉에 올라서니 코끼리바위 뒷편으로 남산이 보이고 그 뒤로 속리산의 묘봉과 상학봉이 군락이 산객을 마중한다.

 

 

지척에는 좌측의 낙영산과 코끼리바위, 그리고 우측에 조봉산이 신록의 옷을 입고 마중하고 그 뒤로 금단산과 덕가산, 그리고 속리산의 묘봉과 상학봉이 보인다.

 

 

 

한걸은 더 올라서자 이제는 속리산의 문장대와 천왕봉의 주능선이 낙영산 너머로 조망되고 남산도 한결 편안한 모습으로 조망된다. 오늘 낙영산을 가면 좋으련만 아내의 컨디션으로 보아 어려울것 같아 아쉽다.

 

 

 

에고 오십견이 심해 팔을 제대로 들수 없으니 내 전용 포즈도 맘대로 할 수 없다. 그래도 신나고... 행복하다. 지난 몇주간 좋지 않은 일기 때문에 이 멋진 조망을 보지 못해 느꼈던 갈증이 한 순간에 청량 음료를 마신것처럼 사라진다.

 

 

 

이정도의 조망이라면 A학점을 주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산객마다 산을 찾는 이유가 다르겠지만 요즈음 나는 탁 트인 조망을 만나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고 이유이다.

 

 

 

정상은 더 멋진 조망이 기다리고 있다. 낙영산의 신록 뒤로 속리산의 주 능선이 보이고 낙영산 헬기장 너머로 천왕봉이 보인다. 아내 컨디션만 나쁘지 않다면 낙영산에 올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속리산의 주능선을 보고 싶지만 오늘은 어려울 곳 같다. 산은 그자리에 있으니 다시 오면 된다.

 

 

 

산정상에 정상석을 세울수 없으니 정상의 바위군락에 작은 정성석을 세웠다. 커다란 정상석을 세웠다면 촌스러웠을텐데 작은 정상석이 바위군락과 어울려 보기 좋다.

 

 

 

다시 한번 정상에서 멋지게 펼쳐져 있는 산군들의 모습을 담는다. 아무리 보고 또 보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멋진 산그리메다. 

 

 

도명산의 정상이다. 별다르 의미가 있지는 않지만 이곳에 오르면 360도 어느 한 곳도 가려지지 않은 조망을 볼 수 있어 좋다. 최고의 조망이라고 해도 과히 욕먹지 않을 조망을 얻을수 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정상에서 내려선다. 마음 편히 막걸리 한잔하려면 방법이 없지 않은가? 내려서며 만나는 조망도 정상에서 만났던 조망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소나무 구늘에 앉아 간단한 점심 식사를 한다. 아내는 바나나에 두유,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만든 가지볶음에 막걸리 한잔! 시원하게 막걸리 한잔 들이키니 요즈음 영탁이라는 가수가 부른 "막걸리 한잔" 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이제 다시 하산을 시작한다. 아쉬움에 다시 한번 속리산을 끌어당겨 담으며 약속한다. 다음에는 낙영산이다.

 

 

 

 

 

 

 

 

구부능선에 있는 마애불상군, ㄱ자로 꺽여진 커다란 암벽에 새겨진 3개의 선각불상으로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예상한다.

누구의 작품일까? 누구를 위한 작업이었을까? 지배자의 지시에 따라 마애불을 새겼을까? 장비도 마땅하지 않았을 그 시대에 이렇게 외진 산의 구부능선에 마애불을 새겨 넣은 것이 경이롭다. 

 

 

나뭇잎이 바위에 새긴 글씨(?) 무슨 말을 내게 하고 싶었을까?

 

 

 

땀은 별로 흘리지 않았어도 이렇게 좋은 알탕지를 그냥 지나 갈 수 야 없지 않은가? 기온은 지난번 막장봉보다 낮아도 물은 계절탓일까? 그 때보다 덜 차갑게 느껴진다.

 

 

등로를 빠져 나와서 다리를 건너면 화양구곡의 8곡인 학소대가 반겨준다.

 

 

 

길옆에 7곡 와료암이 있다. 내가 상상력이 부족한 탓인가? 별로 누워있는 용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채운암앞의 다리를 지나며 바라보는 5곡 첨성대이다. 하늘의 별을 관측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데 첨성대란 이름이 붙은 아유가 무엇일까? 한밤중에 어르기 또한 쉽지 않은 바위다.

 

 

다시 화양계곡을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국립공원이지만 사유재산인 식당과 펜션이 있어 차량들이 들락거리는데 별로 유쾌하지 않다. 음식먹고 술마시는 사람들은 차를 갖고 들오 올 수 있고 등산객의 차는 들어오지 못한단 말인가?

 

 

아내를 태우고 내수면의 "서산식당"으로 향한다. 지난 겨울, 충주보건대의 박태하교수가 사주어서 먹었던 민물새우수제비인 "새뱅이찌게"를 먹으러 간다. 아구찜도 있고... 다른 메뉴도 있지만 난 새벵이찌게 밖에 먹어보지 않았다. 4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그럴까? 여자 사장님은 주방에서 오이소박이 김치 담그시고 남자 사장님은 홀에서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구경중이다.

주문하고 조금 지나자 한소금 끓인 새벵이찌개가 나온다. 칼칼하고 시원한 새뱅이찌게맛에 아내는 연신 맛있다며 칭찬이다. 가격도 7천원이니 착해도 너무 착한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