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도봉산

Edgar. Yun 2021. 4. 4. 19:42

비그친 도봉산을 오르다!

일시 : 2021년 4월 4일 일요일

코스 : 송추~송추계곡~송추폭포~신선대~송추

 

주말마다 외출하지 말라고 비가 내린다. 코로나19도 무섭지만 일상이 사라진 삶의 무료함은 더 견디고 힘들고 무섭다. 벌써 몇주째 산행다운 산행을 하지 못한 탓인지 온몸이 무겁고 찌뿌드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중간고사 일정을 확인하고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아침 일찍 그친다. 그래 지난주 가려다가 비때문에 돌아선 도봉산을 가자!

송추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시계를 보니 8시 15분이다. 다행히 비는 예보보다 더 일찍 그쳐 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것 같다. 하늘은 아직 잔뜩 찌뿌린 얼굴이지만 간밤의 비가 깨끗하게 씻겨 놓은 산은 모처럼 맑고 투명하다.

 

 

상가의 화단에 할미꽃이 아직 빗물을 다 털어내지 못하고 피어 있다. 도심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꽃인데 이렇게 만나니 너무도 반갑다. 어릴적 산소나 개울가 뚝방에 지천이던 할미꽃이 언제부터 이렇게 귀한 꽃이 되었는지...

 

 

역시 계곡은 물이 넘쳐 흘러야 제맛이다. 송추계곡에 지난밤비에 수량이 늘어나서 시원하게 흘러내리고 있다. 처음에는 여성봉으로 올라 오봉을 갈 계획이었는데 계획변경이다. 오늘은 송추폭포를 간다.

 

 

물소리가 시원한 송추계곡을 걷는다. 바위틈의 진달래도 빗물에 젖어 무거운 고개를 떨구고 있다. 물소리가 좋으니 이어폰을 꽂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걷는다.

 

 

 

송추폭포다. 북한산국립공원은 전국 어느 명산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산이지만 늘 물이 넘치는 계곡과 폭포가 아쉬웠는데 오늘은 아니다. 마치 설악의 천불동이나 백담사계곡을 걷는 기분이다.

 

 

 

 

폭포밑 바위틈에 돌단풍도 꽃을 피우니 마치 심심계곡에 들어선 기분이다.

 

 

이게 웬 횡재일까? 꽃대가 없는 앉은부채가 눈에 보였지만 그냥 지나쳤더니 꽃이 핀 앉은부채가 다시 나를 불러 세운다.

 

 

잠시 오봉과 자운봉 삼거리에서 망설였지만 나는 자운봉으로 향한다. 이렇게 맑고 투명한 날은 오봉보다 자운봉이 더 좋겠다는 생가을 한다.

 

 

북한산도 오늘은 가까이 다가온다.

 

 

뭐지? 자운봉으로 향하는 암릉에 목련이 피었다. 누군가 이곳에 옮겨 심었을까?

 

 

 

 

 

일찍 서두른탓인지 다행히 신선대 정상에는 산객이 2~3명 밖에 없다. 서둘러 산객에게 사진 몇컷을 부탁한다.

 

 

 

자운봉을 올라가면 안되는걸까?

 

 

 

Y계곡으로 가는 암릉, 파란 하늘이 보이니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다. 

 

 

Y계곡으로 향하는 암릉에서 신선대를 담는다. Y계곡은 주말과 휴일에는 일방통행이라 갈 수 가 없다. 우회로를 이용하여 포대능선으로 올라선다.

 

 

 

건너편, 불암산과 수락산은 이미 오부능선까지 신록이 타고 오른다. 아마 다음주말이 되면 산 전체가 신록으로 옷을 갈아 입을 것 같다. 

 

 

 

 

 

포대능선을 내려서며 걸어 온 길을 돌아본다. 체력도 벌써 바닥이 나고 허벅지도 조금씩 지쳐간다. 불수사도북을 종주하고는 이 길을 오랜만에 걸어보는데 몸은 그 때의 몸이 아니니...

 

 

포대능선에서 사패능선으로 내려서는 등로 주변은 분홍빛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었다. 올해는 진잘래청을 담가볼려고 했는데..ㅋㅋ 어려울것 같다.

 

 

산에서 보는 살구꽃, 그리고 파란 하늘... 유월에 오면 달콤새콤한 살구를 먹을수 있을까? 사패산 정상이 지근이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더 가면 난 119 불러야 된다. 3주동안 제대로 된 산행하지 않았다고... 너무 한다. 10년전이었던가? "불수사도북"을 완주했던 그날이 문뜩 생각이 난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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