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사패산

Edgar. Yun 2021. 4. 19. 06:40

사패산에서 봄을 조망하다!

일시 : 2021년 4월 18일 일요일

코스 : 회룡사~사패능선~사패산~범골~안압사

 

산에 미쳐 있을때(지금은 미쳐있지 않다) 불수사도북 울트라마라톤을 할때 사패산을 처음 올랐었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이미 불암산과 수락산을 올랐다가 내려온 상태라 사패산을 오를때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사패산에 올라 스템프를 찌고 내려섰으니 사패산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오늘 그 산, 사패산을 간다. 오후 2시에 큰딸과 야구 경기를 관람하기로 되어 있어 짧은 코스를 찾다가 사패산으로 결정하였다. 

회룡사 주차장을 검색해서 찾아간다. 블로그를 검색하니 4대가량 주차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자리가 있을지 걱정이 된다. 다행히 이른 시간인지 4면의 주차장이 온전하게 자리를 비우고 기다리고 있다. 

 

가장 먼저 산객을 반기는 것은 산벚나무다. 가로수나 정원수로 심어져 있는 벚꽂나무는 꽃이 먼저 피고 진뒤 잎이 나지만 산벚꽃나무는 꽃과 잎이 같이 핀다. 올해는 유난히 봄이 빠르게 왔다가 빠르게 지나가서 맘껏 벚꽃구경을 하지 못했는데 이곳 도봉산에 와서 벚꽃을 여유롭게 만난다.

 

 

 

작은 계곡이 아기자기한 폭포를 품고 있지만 畫中之餠이다.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눈으로만 보아야 한다. 이른 봄날에 물놀이를 할일은 없지만 여름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것은 어쩔 수 없다.

 

계곡옆에 빨간 병꽃이 피어나고 있다. 오월에 지리산을 찾으면 지천으로 피어 산객을 마중하던 꽃이다. 특히 벽소령 부근의 등로 주변의 붉은병꽃은 사람이 가꾼듯 가득 피어 있었다. 언제 다시 봄날에 지리산을 걸을수 있을까?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기분좋은 발걸음을 옮기면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전설이 전해지는 회룡사(回龍寺)를 만난다. 절의 창건과 관련하여 신라 때 창건되었다는 설과 조선 초에 창건되었다는 설이 전해지지만 나는 지금 절의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절 뒤로 보이는 사패능선으로 아침 햇살에 꽃처럼 피어 있어 있는 신록만이 눈에 들어 온다. 이른 아침 산사의 풍경은 고요함으로 가득차 있다.

 

 

회룡사를 한바퀴 돌고나와 다시 등로로 접어드니 산철죽이 나를 반긴다. 보통 5월초에 피는 산철죽이 올해는 4월 중순에 벌써 피었다. 무엇이 그리 급해서 이리도 빨리 봄은 지나가는걸까?

 

 

능선으로 걸음을 옮기니 이제 한창인 벚꽃이 신록과 어우러져 봄을 노래하고 있다. 

 

계곡이 끝나가면서 가파른 계단이 산객의 거친 숨소리를 요구한다.  3주 연속 주말에 비가 내리더니 지난주에는 주말과 휴일내내 몸살로 침대를 떠날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종아리가 당겨온다.  사패능선에 올라서니 제법 찬바람이 불어온다. 포대능선과 북한산을 바라보니 오랜만에 미세먼지 없는 신록의 산하가 반갑다.

 

 

암릉옆, 산벚꽃은 만개하여 벌을 부르고 있다. 이제 봄의 끝자락일까?

 

 

 

능선에는 아직 진달래가 햇살 받은 연분홍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산아래에는 산철죽이 한창인데...

 

사패산에 올라 바라보는 도봉산과 북한산, 이렇게 멋진 곳이었던가? 사파산의 조망이 이렇게 멋질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불암산과 수락산도 가본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설악에 미쳐 다른 산은 쳐다볼 여유가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파노라마에 담고 다시 한 번 꼭 사패산을 찾겠다는 생각을 하며 사진을 부탁할 산객을 기다린다. 

 

 

드디어 사패산에서 인증샷! 500m가 겨우 넘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조망만큼은 갑이다. 도명산이나 낙영산에서 속리산을 바라보는 기분이다.

 

 

 

 

아쉽지만 오늘은 사패산 정상에서 오래 머물수가 없다. 큰딸 솔비하고 야구장에 가려면 서둘러 내려야 한다.

 

 

하산은 범골이다. 기대했던 조망이 보이지 않아 아쉽지만 또 다른 등로를 걸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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