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설악산

Edgar. Yun 2021. 5. 23. 07:39

설악골의 봄을 맞다.

2021년 5월 22일 토요일

수없이 망설이고 주저하다가 설악을 찾았다. 혼자 설악골을 들어가는것도 무서웠고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몸의 상태도 두려웠다. 늦게 출발한 탓인지 가평을 빠져 나갈때까지 고속도로는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동홍천을 지나자 박무도 사라지고 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민다. 오월의 봄날은 내 그런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록을 자랑하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시계를 보니 10시가 넘어가고 있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아내를 주전골로 보낸다. 늦은 시간 탓인지 대청봉으로 향하는 산객들은 그리 많지 않다. 

신록의 그림자가 싱그러운 등로로 들어선다. 바람이 시눵하게 불어 등산하기에는 최상의 조건이다. 독주골을 건너며 독주폭포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독주골을 건너 가파른 등로로 들어서니 독주골을 생각은 호사였다. 준비되지 않은 몸이 신호를 바로 보낸다. 종아리가 터질듯이 당겨오고 숨이 멎을듯 거친 숨을 토해낸다. 한대는 대청봉까지 1시간 반이면 올랐는데... 설악은 그대로인데 내몸만 예전의 냄모이 아니다.

 

겨우겨우 도착한 설악골은 생각보다 많은 수량으로 요란스럽다. 서둘러 원설악폭포로 향한다. 매년 찾아오는 설악골인데 한해한해 지날수록 찾기가 힘들어진다.

 

매년 이곳에서 아침을 먹곤했는데 오늘은 그냥 패스다. 오늘은 아침이 아니라 점심을 먹어야 한다. 설악골은 올해도 신록속에서 거친 물을 토해내며 산객을 맞고 있다.

 

 

천하의 명당, 이곳에서 오늘은 점심을 먹는다. 곰취와 당귀잎 몇장에 돼지갈비, 그리고 캔맥주가 점심 메뉴인데 혼밥이라 그런지 별 맛이 없다. 서둘러 먹은 점심이 체했는지 목적했던 원설악 폭포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설악을 찾는 산객들에게 준비하고 찾아야 한다고 늘 잔소리를 했던 나였는데 오늘은 그 잔소리를 내게 해야 한다. 허벅지에 경련이 느껴져서 더 이상 오르는 것은 무리다. 아쉽지만 돌아서서 내려서야 한다. 

설악이 내것인지 알았는데 오늘은 낯설어도 너무 낯설고 너무 힘이 들었다. 산행 게으름도 피웠고 운동도 소흘히 한 댓가를 톡톡히 치른다. 마치 설악을 종주하고 소공원으로 내려서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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