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무의도 호룡곡산

Edgar. Yun 2022. 3. 10. 10:14

일시 : 2022년 3월 9일 수요일

코스 : 큰무리선착장~서어나무군락지~국사봉~호룡곡산~광명항

사전 투표를 했더니 오늘 보너스 같은 휴일이 선물처럼 다가온다. 아내는 힘이 드니 쉬는 것이 어떠냐고 묻지만 나의 대답은 "NO"다. 순천에는 홍매화가 피었다지만 당일 다녀오기에는 이젠 나도 나이 탓인지 힘들어 갈 수가 없다. 대부분의 국립공원의 코스는 산방 기간이라 문을 닫았으니 갈 곳이 마땅하지 않다. 이럴 때 가려고 오래전에 눈여겨봐 두었던 인천의 무의도로 향한다. 무의도(舞衣島)라는 이름은 섬의 생김새가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장수가 칼춤을 추는 모습과 같다고 붙여졌다고 한다. 산행 내내 느끼는 것은 예전에는 드론도 없었는데 어떻게 섬의 모양을 알고 무의도라고 했는지 궁금하다.

집에서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하니 접근성도 이 정도면 굿이다. 예전에는 잠진도에서 배를 타고 무의도로 들어갔지만 지금은 다리가 놓여 손쉽게 무의도를 갈 수가 있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큰 무리 선착장의 편의점 옆에서 시작한다. 주차공간이 여의치 않지만 자리를 찾아 주차를 하고 국사봉을 향한다. 

 

잡목지대를 지나니 서어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산객을 맞는다. 서어나무는 호룡곡산까지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수종이다.

 

 

조망처에서 실미도를 담는다. 봄 안개가 아쉽지만 지난주와 그전주의 조망이 너무 좋았기에 아쉬움이 있다.

 

 

국사봉 정상에서 육포와 구운 계란, 그리고 캔맥주로 간식 겸 점심을 먹는다. 우리 말고도 서너 팀이 더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을 먹는다.

 

 

국사봉에서 건너편의 호룡곡산을 담아본다. 국사봉을 내려가서 다시 올라야 하는데 아내가 잘 따라올지 걱정이다.

 

 

하나개 큰 해수욕장을 담는다. 천국의 계단 촬영지라고 하는데 돌아오는 길에 버스를 타고 들렸더니 도로와 주차장이 아우성이라서 들리지 못했다.

 

 

"통나무집 바라 보는 저산을 멀리로 한 채 무얼 그리 생각하나~ 도대체 알 수가 없네~ 그리움이 밀려드는 좁다란 산길에 앉아 풀잎 하나 입에 물고 조용히 눈감아야지... 저절로 노래가 나오는 풍광이다. 등로가 아니라 오솔길이다. 내가 귀촌하는 뒷산에도 이런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국사봉에서 호룡곡산 오르는 등록에서 가장 멋진 조망처다. 광명항과 소무의도가 봄 안갯속에서 아련하게 보인다.

 

 

244m의 작은 산이지만 산을 내려왔다가 다시 오르는 것은 역시 불편하고 힘이 든다. 호룡곡산에서 보여야 하는 많은 성해의 섬들이 봄 안개, 해무에 묻혀버렸다. 

 

 

호룡곡산 정상에는 초로의 두 분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우리는 서둘러 하산을 한다. 조망이 좋다면 더 머무르고 싶은 곳이다. 내려오는 길은 국사봉과 달리 아직 데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일부 구간은 생각보다 불편하다. 아내는 국사봉에서 오버페이스를 하였는지 눈에 띄게 속도가 줄고 힘들어한다.

 

 

지친 아내를 데리고 광명항에 도착했다. 작은 언덕 너머에 공영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일부의 사람들은 차량을 갖고 광명항을 찾는다. 공영주차장을 마련했다는 말은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주차 안내를 하는 노인분들의 안내를 거부하고 자기 맘대로 주차를 해놓고(불법주차) 소무의도의 인도교로 가는 젊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 젊으면 젊은이 다와야 한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시간을 확인하니 30여분이 남아 있어 바로 앞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철사에 꿰어 봄바람에 말러가는 망둥이를 바라보니... 숯불에 구우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뭐지?

 

 

버스는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 큰 무리 선착장에 도착을 한다. 다리가 놓여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섬이 되었지만 아직은 도로와 주차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성수기에는 많은 혼란이 생길 것이 자명하다. 차를 갖고 실미도가 바라다 보이는 실미도 해변으로 향했다. 역시 실미도 해변을 가는 도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따뜻한 봄햇살에 물 빠진 갯벌에서 안개가 피어오른다. 걸어서 실미도를 갈 수 있지만 우리는 해변을 둘러보고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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