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수리산 수암봉

Edgar. Yun 2022. 3. 28. 05:55

일시 : 2022년 3월 28일 일요일

코스 : 안양병목안시민공원~수리산성지~수암봉~소나무쉼터~병목안

어제는 봄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부산에서 손님이 올라와 산행을 할 수 없었다. 일요일에는 가급적 멀거나 힘든 산행을 자제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그냥 한주를 건너뛰기는 싫고... 운이 좋으면 변산바람꽃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수리산으로 향한다. 시민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시민공원을 가러 질러 수리산 성지로 향한다. 시민공원은 물론이고 수암천이 말끔하게 정리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수암천의 수량이 생각보다 많다. 조금만 더 정리하면 많은 시민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 같다.

 

 

데크에서 내려서 계곡 주변을 걷는다. 이곳에서 올해 처음으로 현호색을 만난다. 사실 현호색은 집 주변의 현호색 군락지가 최고이다. 이번 주말에는 한 번 찾아봐야겠다.

 

 

수암봉으로 오르는 데크에 "수리산 변산바람꽃을 살려주세요"라는 안내문을 보고 기대를 했는데 변산바람꽃은 보이지 않는다. 꽃을 찾아 계곡으로 내려서니 소복이 쌓인 잣나무 잎을 뚫고 금괭이 눈이 봄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1종의 괭이눈이 있는데 보통의 노력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고양이 눈을 닮았어 괭이눈이라고 부르는데... 도대체 뭐가 고양이 눈을 닮았다는 건지...

 

 

가냘프다는 생각보다 창백하다는 생각이 더 어울리는 올 괴불 꽃이 등도 주변에 피어 있다.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쁜 꽃이다. 묵은 가지 끝에 옅은 분홍빛으로 피고 붉은색을 띠는 꽃자루가 2개씩 나온다.

 

 

 

수암봉에는 제법 많은 산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예전에 태을봉에서 이곳 수암봉까지 종주했던 기억이 슬기봉을 보니 새삼스럽다. 

 

 

멀리 관악산이 보인다. 언제 저렇게 많은 아파트가 들어선 건지 모르겠다. 저렇게 많은 아파트가 세워져도 집 없는 사람은 줄지 않는다는 것이 불가사의하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한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부동산 정책의 실패였는데 윤석열정부에서는 제발 좋은 정책으로 집없는 설움을 겪는 서민들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코로나의 상황이라 서둘러 내려선다. 인적이 드문 등도 주변에 자리를 잡고 시민공원 주차장에서 사 온 계란빵을 안주 삼아 맥주 한 캔으로 허기와 갈증을 달랜다.

 

 

수암봉에서 소나무 쉼터까지는 비단길처럼 등로가 좋다. 다시 꼭 걷고 싶은 길이다. 멋진 소나무들이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고 있고 편히 쉴 수 있는 벤치가 있어 오랜시간 머물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등로 주변에는 알싸한 향의 생강나무 꽃이 노랗게 피어 있다. 지난주 다녀온 구례의 산수유꽃을 보는듯하다.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하는데... 성질 급한 진달래가 꽃잎을 펼치고 산객을 맞는다. 아마도 다음 주말에는 활짝 핀 진달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봄은 성큼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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