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2년 4월 29일 금요일
코스 : 성삼재주차장~노고단대피소~노고단
설악산 Edgar 계곡을 가기 위해 월차 휴가를 신청했는데 함께 가기로 했던 산우가 허리디스크가 심해져서 갈 수 없다고 연락이 왔다. 이왕 휴가를 신청했으니 아내와 막내를 데리고 지리산 노고단의 털진달래를 보러 가기로 한다. 한라산의 선작지왓의 털진달래만큼은 아니지만 노고단의 털진달래도 볼만하다. 아내가 3시부터 근무를 해야 해서 이른 새벽 출발을 한다. 그런데 내리는 비는 뭐람? 구례 산동을 검색하니 비는 내리지 않고 잔뜩 흐림으로 예보되어 있어 기대를 하고 출발을 한다. 그런데 구례 I/C를 빠져나와도 출발할 때부터 내리던 비는 멈추지 않는다.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니 거의 비는 멈추었지만 세찬 바람에 온도는 급강하하여 초겨울 날씨처럼 쌀쌀하다. 아내와 막내는 휴게소에서 사 온 우비를 바람막이처럼 입었지만 추운지 잔뜩 웅크린 모습이다.
햇살 가득한 봄날의 화창함은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지독한 안개가 걷히기를 바랐다. 대피소에서 라면을 끓여 아침을 먹고 다시 노고단으로 출발하지만 안개는 물러날 기색이 전혀 없다.
노고 잔 거리에는 우리 말고 서너 명의 탐방객과 국 공직원뿐이다. 게이트를 통과해서 비에 흠뻑 젖은 털진달래를 안갯속에서 바라보는 기분이란... 그래도 아내는 좋은가 보다. 연신 핸드폰에 담느냐고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단비 같은 봄비지만 털진달래의 여린 꽃잎에는 너무 무거운 빗방울이다. 모든 꽃잎들이 빗물에 젖어 축 쳐져 있다. 따스한 봄햇살이 비췄다면 얼마나 예뻤을까?
아직 이른 시간 탓인지... 비가 내린탓인지... 노고단 정상에도 서너 명의 탐방객뿐이다. 야속한 안개는 걷힐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인다. 천왕봉은 물론 가까이에 있는 반야봉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성삼재 주차장에 다시 돌아 내려오니 이곳은 안개가 걷히고 있다. 욕심은 다시 올라가 개인 지리산과 털진달래를 만나고 싶지만 아내의 근무시간이 있으니 아쉬움을 묻고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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