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가은산

Edgar. Yun 2022. 5. 1. 08:49

일시 : 2022년 4월 30일 토요일

코스 : 옥순봉 쉼터~전망대~가은산 정상

 

어제 날씨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싶어 제천의 가은산으로 향한다. 가은산은 충북 제천시의 수산면과 단양군 적성면에 걸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금수산에서 남쪽으로 뻗은 줄기에 솟아 있는 산으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575m의 석산이다. 지역주민들은 ‘가는산’이 라 부르는데, “옛날 마고할미가 이 산에 놀러 왔다가 ‘이 산에 골짜기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도성이 들어설 땅인 데, 내가 이곳에 눌러앉아 살려고 해도 한양이 될 땅이 못 되니 떠나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라고 해서 가는 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가는 산보다는 가은산이 더 어울리고 예쁘다. 어제의 지리산 노고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인터넷으로 날씨를 검색해보는데 강수확율이 0%이니 오늘 산행 날씨는 안심해도 좋을듯하다.

 

집에서 예정보다 늦은 8시에 출발을 했다. 아내는 군자산을 가는것으로 알고 있지만 오늘 산행은 가은산이다. 군자산보다는 볼거리가 더 있고 조금 짧으니 아내에게 맞춤 코스라는 생악이들어 가은산을 선택했다. 악어봉을 지나다가 호수에 비친 월악산이 너무 예뻐 잠시 차를 세우고 월악산을 바라본다. 지난겨울에 올랐던 보덕암 코스의 기분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데 지금 계절에 오르면 더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옥순대교를 지나 옥순봉쉼터에 주차를 한다. 이미 주차공간은 거의 채워졌는데 운이 좋은지 마지막 공간에 주차를 한다. 아내는 몇 시간을 주차하는 것이 미안한지 검정콩 볶은 것과 강정 과자를 사 온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등산화를 신고 가은산으로 향한다. 들머리에서 조금만 오르면 옥순봉을 온전히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옥순봉에 올라서는 옥순봉을 제대로 바라보기 어렵다. 유람선을 타거나 건너편의 전망대를 올라야 옥순봉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전망대가 있는 작은 봉우리를 오른뒤 다시 내려서서 산아래에 있는 등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야 한다. 바로 산마루에 올라 능선을 따라 가은산으로 가면 충주호를 온전히 볼 수 있겠지만 정상부위의 암릉 때문인지 등로가 없다. 새바위로 가는 비 탐방 갈림길과 둥지봉 삼거리까지 얌전한(?) 등로가 이어진다. 작은 계곡을 두 개 건너고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걷다 보면 둥지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둥지봉은 비탐방로이지만 충주호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으니 많은 산객들이 호기심을 갖게 된다.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등로를 개설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막아 놓고 협막 문을 걸어 놓는 것이 공무원이 할 짓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삼거리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가파른 등로를 올라 가은산으로 향한다. 나무계단이 끝나는 작은 암릉에 올라 바라보는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특히 바람에 흔들리는 신록의 물결은 쌓여 있던 스트레스를 한방에 해결한다. 

 

 

멀리 월악산의 영봉도 조망이 되니 오랜시간을 이곳에 머물고 싶다. 이곳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가파른 등록 이어진다.

 

 

오늘 가은산에서 만나느느 최고의 조망처다. 전국의 산을 다 합쳐도 열 손가락 안으로 꼽아도 이견이 없을 멋진 풍광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좌측으로는 제비봉이 보이고 그 아래 장회나루도 한눈에 들어온다. 실제로는 갈 수 없는 구담봉이 보인다.

 

 

코로나 확진자수가 급감하고 다음주면 야외에서 마스크를 강제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뉴스 탓인지 유람선이 쉬지 않고 충주호의 물결을 가르며 운항한다. 유람선을 타기 가장 좋은 계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렁다리가 놓여져 옥순봉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이코스는 이미 많은 탐방객들로 주차장이 붐비고 있다.

 

 

겁이 많은 아내를 잠수함처럼 생긴 바위로 불러 오르게 한다. 그 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좋은 풍광이 허락하지 않는다. 

 

 

 

 

 

 

 

 

 

 

도대체 몇컷이야! 산객들이 거의 없어 누릴 수 있는 호사라고 생각한다. 어제는 비도 내리고 안개가 자욱해서 지리산의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뒤돌아 올라왔는데... 오늘은 그 보상을 제대로 받는다는 생각이다.

 

 

좌측의 끝에는 말목산 능선뒤로 소백산이 모습을 들러내고 있다. 올해는 소백산 철쭉을 보러 가볼까? 전망이 좋은 바위에서 한참을 머물다 다시 가은산으로 향한다.

 

 

올봄에는 산행을 하지 않아 각시붓꽃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가은산 정상 바로 못 미쳐에 피어 있는 각시붓꽃을 엎드려 담고 있으니 뒤쳐져 있던 아내가 올라온다.

 

 

 

 

오랜만의 산행이라 짧은 코스이지만 지쳐가고 있었는데 가은산 정상에 때맞춰 도착을 했다. 가은산 정상은 조망도 없는 평범한 정상의 모습이라 더 머물지 않고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다시 조망 좋은 바위에 올라 점심을 먹는다. 최고의 뷰를 보여주는 레스토랑에서의 점심은 두말하면 잔소리! 꿀도 이보다 달달하지 않다. 제육볶음을 지인이 보내준 귀한 옻순에 쌈을 싸서 먹는 맛은 진짜 둘이 먹더가 둘이 죽어도 모를 맛이다. 

 

 

식사를 마치고 마위에 누워 이문세의 "봄바람"을 들으니 저절로 잠이 솔솔온다.

                                             "봄바람처럼 살랑 날 꽃잎처럼 흔들던 사람
                                              꿈처럼 지난날들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봄바람처럼 살랑 내 가슴을 또 흔드는 사람
                                              언제나 나에게 그대는 봄이야                                       

                                              다시 돌아오는 계절처럼 나를 찾아오는 그대
                                              영원 할 것 같던 그 순간이 어제 같은데
                                              봄바람처럼 살랑 날 꽃잎처럼 흔들던 사람
                                              꿈처럼 지난 날들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봄바람처럼 살랑 또 하루하루 멀어지지만
                                              어느새 또다시 눈부신 봄이야"

 

 

 

오랜만의 산행이라 힘들었을텐데 열심히 산행을 한 아내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주가 지나면 신록의 녹음도 짙어져 한여름으로 치달을 거란 생각이 드니 왠지 아쉽다.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산 설악골  (0) 2022.05.29
금수산 저승봉(미인봉)  (0) 2022.05.15
지리산 노고단  (0) 2022.05.01
동강 할미꽃, 그리고 백운산  (0) 2022.04.03
수리산 수암봉  (0) 2022.03.28